길따라 물따라

덕출이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6. 4. 22. 13:45

덕출이는 예전, 영주 구역의 명물이었다.

지게꾼인 덕출이는 지능이 좀 부족했다.

그 당시만 해도 거리에는 부랑인이 득실거렸다. 역대합실이나 병원에는 노숙자들이 밤이면 들락거렸다.

역무원들은 저녁이면 노숙자들과 전쟁을 벌이곤 했다.

노숙들 중엔 여자들도 꽤 많았다. 가난은 남녀에게 공평했다. 여자라고 조금도 봐주지 않았다.

젊은 여자 노숙자들이 불룩하게 나온 배를 뒤뚱거리며 역전 거리를 오락가락했다. 덕출이가 건드린 여자들이었다.

정도가 지나쳐 사회적 문제로 비약하자 당국에서는 덕출이를 데려가 정관수술을 시켰다고 했다.

구역 거리 명물이었던 덕출이가 고인이 된지도 이미 오래이다.

소토리 텔링 '구역 거리'를 집필하면서 덕출이를 작품 속의 캐릭터로 설정을 해보았다.

좀 부족했지만 결코 사악하지 않았던 덕출이, 덕출이의 명복을 빌어 본다.

 

'덕출아! 차별이 없다는 하늘나라에서는 소리치고 살거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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