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밤마실/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5. 9. 19. 10:10

땅거미 지는

골목길

온 가족이 밤마실 나섰다

 

아빠와 고만고만한

셋 딸내미

 

뚜벅뚜벅

깡충깡충

걸어가는 아빠, 언니들 뒤를

앙앙거리며 쫓아가는

떼쟁이 막내딸

 

아빠에게 징징

아빠는 못 들은 척

언니들에게 집적

언니들은 못 본 척

 

골목길 파수꾼

가로등 아저씨

보다 못해 훈수 한 마디

 

"어이, 떼쟁이 꼬마 아가씨!

그 자리에 그냥 주저앉아버리면,

아빠가 돌아서서 업고 갈끼다."

    (2014.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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