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병이나 경찰을 만났을 때 그들의 입에서 '잠시 검문이 있겠습니다!'란 말이 나왔을 땐 모르긴 해도 기분이 좋은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직무수행상 그렇게 말할 수 밖에 없는 그들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를 한다면서도 말이다.
저만큼에서 한빈이 엄마가 성큼성큼 걸어오고 있다. 나는 그녀를 보았는데 한빈이 엄마는 나를 못 본 것 같았다.
앞에 다가서는 그녀에게 "한빈이 엄마! 안녕하세요?" 하며 인사를 건넸다. 그제서야 나를 알아본 듯한 한빈이 엄마가 대뜸 이렇게 농을 쳐왔다. "잠시 검문이 있겠습니다!" 한빈이 엄마의 입에서 '검문을 하겠다.'라는 말이 떨어지자 나는 부동자세를 취했다.검문을 한다는 데 별도리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서있는 나에게 그녀는 바나나 두 꼭지를 들려주며 소리내어 웃는다. 나도 한빈이 엄마를 따라 "하하하!" 웃었다.
한빈이 엄마는 해학을 아는 여인이다. 시도, 수필도, 소설도, 잘 아는 듯한 몸도 마음도 고운 젊은 엄마이다.
나의 졸시 '어머니.2'를 읽고 펑펑 울었다는 그녀이다.
한빈이 엄마! 한빈이 남매 잘 키우시우. 아이들은 우리 모두의 재산이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