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귀엽다. 아이들은 사랑스럽다. 천진난만한 아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웃음이 절로 난다.
그러나 아이들이 이렇게 귀엽고 사랑스럽고 천진난만한 것은 아니다. 참으로 몹쓸 아이들도 있다. 가산 이효석은 그의 단편, '메밀꽃 필 무렵'에서 그 몹쓸 아이들을 '장터의 각다귀는 어른보다도 더 무섭다!'라고 묘사했다.
덩치가 부쩍 커진 요즈음 아이들은 선생님도 놀린다고 한다.교육적 차원에서 선생님이 체벌이라도 하면 아이들은 폰으로 찍는다. 극성스런 엄마들이 학교로 달려오고, 그래서 선생님은 아아들에게 회초리도 못 든다고 한다.
어제, 아이들이 떨어지면 크게 다칠 위험한 곳에서 미끄럼을 타기에 내려오라고 했다. 아이들은 들은척도 안했다. 다시 한번 더 얘기했다. "안 내려오나. 위험하다!" 어른이 두번씩이나 주의를 주는데도 아이들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속이 부쩍 상했다. 냅다 소리를 질렀다."야 이 노무 자식들아! 안 내려 오나." 그제서야 아이들은 힐금힐금 돌아보며 슬슬 걷다시피 도망가며 나를 놀려대었다."경비, 경비이!" 경비원 생활 만 10년이 넘었는데 아이들에게 놀림감이 되기는 처음이었다. 윗동네 아이들인 것 같았다. 황당했다.단단히 야단이라도 친다고 아이들을 따라 윗동네로 올라갔다. 윗동네 경비실 조금 앞에 아이들이 있었다. 나를 본 아이들은 또 다시 나를 놀려대기 시작했다."경비,경비." 이번에는 손짓 발짓 해가며 그렇게 놀려대었다."야아. 이 노무 자식들아!" 냅다 소리를 지르고는 선배가 근무하는 2초소로 들어갔다.
"아이들이 저러는데 속이 상해 한대 쥐어 박기라도 하면 엄마들은 지 아들 잘못한 것은 모르고 되레 따지고 난리 피울테지 " 그렇게 둘이가 얘기를 하고 있는데 경비실 문짝이 콰당하고 울렸다.아이들이 문짝을 거더찬 것이었다. 장선배와 나는 반사적으로 벌떡 일어섰다.그리고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밖으로 뛰어나갔다.동네가 떠나가도록 쩌렁쩌렁 고함을 질러댔다. "야아, 이 노무 자식들! 이리 안 오나."
아이들 사진을 올린다. 영악스러운 아이들이 아닌 귀엽고 착한 아이들 사진이다.맑고 밝게 커가는 예쁜 아이들의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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