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물따라

강가에 서서/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20. 10. 2. 13:48

 

 

 

 

해저문 강가에 서서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본다.
갈대가 운다.
해가 지고 주위가 어둠으로 덮이자 갈대가 고개를 떨어뜨리고 운다.
하얀 솜꽃 날리던 억새도 갈대 따라 운다.
저네들이 우는 것은 밤기온이 차가워서가 아니요 무서워서도 아닐 것이다.
가을밤 쓸쓸한 밤을 지새우기가 서러워, 외로워 저렇게 울고 있을 것이다.
갈대와 억새가 울건 말건 강물은 흐름을 멈추지 않고 앞만 바라보고 내달린다.

저 네들의 맘을 정선아리랑에 담아 하늘로 띄워본다.


눈이 올라나 비가 올라나 억수장마 질라나
만수산 검은 구름이 막 모여든다

정선 같이 살기 좋은 곳 놀러 한 번 오세요
검은 산 물밑이라도 해당화가 핍니다

맨드라미 줄 봉숭아는 토담이 붉어 좋고요
앞 남산 철쭉꽃은 강산이 붉어 좋다

정선의 구 명은 무릉도원이 아니냐
무릉도원은 어디 가고 산만 충충하네

'길따라 물따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다는 건 다 그런거다/문경아제  (0) 2020.10.18
하늘1  (0) 2020.09.13
천주교 영주 하망동성당/문경아제  (0) 2020.09.12
영주 휴천동성당  (0) 2020.08.27
접시꽃을 만나다/문경아제  (0) 2020.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