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물따라

숨박꼭질/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9. 9. 1. 13:25

 

 

 

골목길에 놓아둔 평상위에서 볕바라기 하던

까만 길냥이가 날 보더니 평상 뒤에 아무렇게나 쌓아둔 플라스틱판넬 밑으로 숨어버린다.

 

나온나.

좋게 말할 때 퍼뜩 나온나.

내 성질 돋구워서 좋을 게 하나도 없대이.

그라이 빨리 나오거래이.

쫑긋한 니 두 귀가 보이걸랑.

하얀 입도, 코도

보이걸랑.

쬐금한 발도

보이걸랑.

그라이 빨리 나오거래이.

경상도 할배,

성나면 무섭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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