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달 동산목요회 모임은 오늘낮 열두시에 꽃동산 앞에 있는 시장순대집에서 가진다고했다.
허리가 아파서 나가기 싫었는데 집사람이 밥이라도 먹고오라며 등떠밀어내어 어쩔 수 없이 집을 나섰다.
눈이 펄펄 내렸다.
우리 집에서 시장순대집까지는 걸어서 10여 분 이내의 거리다. 쏟아지는 눈 맞으며 가게에 도착했더니 옷이 촉촉했다.
가게엔 손님들로 들긇었다. 맨날맨날 오늘만 같으면 대박나겠다.
퇴직하기 전에는 매일같이 만나던 회원들을 이젠 한달에 한 번, 모임이 있을 때나 만난다.
우린 희희낙락하며 뜨거운 순대국밥을 퍼먹어댔다.
소주한잔 했으면 딱 좋았겠는데 모두가 맘뿐이었다. 나이가 나인만큼 성인병 하나 둘씩 달고살아가기 때문이다.
집나설 땐 눈이 쏟아졌는데,
돌아오는 길엔 햇살이 눈부셨다.
흰구름 둥둥 떠 있는 고운 하늘은 벽공(碧空)이었다.
하느님도 가끔 변덕이 죽끓듯 하실때가 계시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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