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여섯살된 애물단지 딸아이가 다섯살 때 막내는 세살이었다.
어릴 적 막내의 아명(兒名)은 곰돌이었다.
아침이면 야쿠르트아줌마가 배달하는 야쿠르트 한개를 막내 곰돌이에게 먹이곤 했다.
없는 살림에 두살 더 먹은 딸아이에게조차 먹일 여력이 없었기때문이었다. 그럴때마다 딸아이가 껄떡대곤 했다.
어쩌다가 병아리 눈물만큼 얻어마시면 딸아이는 이렇게 쫑알거렸다.
"애기도 마이먹고 난도 마이먹고."
딸아이가 그렇게 쫑알댈때마다 집사람과 나는 가슴이 먹먹했다.
딸아이가 마흔여섯, 막내가 마흔넷이다.
내가 일흔셋, 집사람이 일흔둘이다.
세월 참 많이 흘렀다.
지금도 그리 넉넉한 형편은 아니지만 그때보단 한결 낫다.
이따금 집에 들렸다가 저네집으로 돌아가는 시집간 딸아이 뒷모습을 바라보면 괜스레 미안해진다.
부모노릇 제대로하지 못한 게 걸려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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