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현이는 다섯살난 사내아이다.
708동에 사는데, 동네에서 알아주는 개구장이다.
기현이는 세살짜리 여동생이 있다.
기현이는 여동생 수아가 넘어지기라도 하면 끙긍대며 동생을 안아 일어킨다. 소문난 개구장이지만 그래도 오래비 노릇은 제대로 한다.
어제는 그늘찾아가며 잔디밭 잡초를 뽑았다.
말이 잔디밭이지 잡초가 잔디보다 훨씬 더 많다.
일층에 사는 기현이가 방안에서 빠꼼이 내다보고 있었다.
'조 녀석 기어나오면 일하기 거북한데!'
그렇게 궁시렁대고 있는데, "할아부지 뭐해요?"라며
녀석은 어느결에 기어나와 그렇게 말을 건내오고 있었다.
"풀뽑는다."
"풀은 왜 뽑아요?"
'아뿔사!' 대답한 내가 잘못이었구나.
아이들 물음엔 대답 안는게 상책이다.
대답을 했다하면 미주일고주알 양파껍질 벗기듯이 물고 늘어지기 때문이다.
녀석은 더 이상 대답소리가 들려오지 않자 재미가 없었던지 어딘가로 가버렸다.
어제 영주의 한낮기온은 섭씨 37도라고 했다.
'일상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내의 잔소리/문경아제 (0) | 2018.07.23 |
---|---|
부산했던 하루/문경아제 (0) | 2018.07.22 |
참새새끼1/문경아제 (0) | 2018.07.15 |
애물단지2/문경아제 (0) | 2018.07.13 |
오늘은 바람이 잤다/문경아제 (0) | 2018.07.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