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이야기

야화(夜花)1/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8. 6. 29. 08:58

 

 

 

 

 

어젯밤이었다.

퇵근길, 집까지 거지반 다왔을 때였다.

'이제, 네 집만 더 지나면 우리 집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객쩍은 웃음을 흘리며 호암식당 윗집앞을 지나고 있을 때였다. 그집 담장 아래서 야화를 만났다. 짙은 주황색 나리꽃이었다.

똑같은 꽃이라해도 밤에 피어난 꽃 야화는 환한 대낮의 꽃보다 더 곱고 아름답게 보인다. 각도를 달리해서 보면 처량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밤의 신비 때문이다. 밤의 마력魔力 때문이다.

자전거를 세우고 폰을 꺼내들었다.

"찰칵찰칵!" 샷 누르는 소리가 들릴 때마다 밤에 피어난 야화, 주황색 나리꽃님은 내폰으로 한발한발 우아하게 거처를 옮기고 계셨다.



별빛을 살라먹고

별빛을 살라먹고

그 향기 그 힘으로

밤에 피는 너는 야화

무량한 너의 기도

내맘을 달래주고

화사한 너의 웃음

가슴에 남았는데

난 이제 어디로 가나

난 이제 어디로 가나

바람이 부는대로

오늘도 흩날리며

끝 없이 기다리는

밤에 피는 너는 야화


무량한 너의 기도

내맘을 달래주고

화사한 너의 웃음

가슴에 남았는데

난 이제 어디로 가나

난 이제 어디로 가나

바람이 부는대로 

오늘도 흩날리며

끝 없이 기다리는 

밤에 피는 너는 야화


대한민국 가수 사랑의 하모니가 부른 야화다.

오래전, 현직에 있었을 때 한 파트에 함께 근무했던 꽤나 친했던 동생 같았던 후배, 강 주사가 잘 부르던 노래였다.

내가 일흔이 넘었으니 강 주사도 이젠, 예순 다섯은 되었을 터.

누가 뒤쫓아 오는 것도 아닌데 세월은 "휙휙!" 바람소리내며 왜 그리 도망만 가누!


'이런 저런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접시꽃1/문경아제  (0) 2018.07.01
초우/문경아제  (0) 2018.06.30
잊혀진 전쟁 6.25/문경아제  (0) 2018.06.25
매미1/문경아제  (0) 2018.06.25
이심전심(以心傳心)/문경아제  (0) 2018.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