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이었다.
퇵근길, 집까지 거지반 다왔을 때였다.
'이제, 네 집만 더 지나면 우리 집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객쩍은 웃음을 흘리며 호암식당 윗집앞을 지나고 있을 때였다. 그집 담장 아래서 야화를 만났다. 짙은 주황색 나리꽃이었다.
똑같은 꽃이라해도 밤에 피어난 꽃 야화는 환한 대낮의 꽃보다 더 곱고 아름답게 보인다. 각도를 달리해서 보면 처량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밤의 신비 때문이다. 밤의 마력魔力 때문이다.
자전거를 세우고 폰을 꺼내들었다.
"찰칵찰칵!" 샷 누르는 소리가 들릴 때마다 밤에 피어난 야화, 주황색 나리꽃님은 내폰으로 한발한발 우아하게 거처를 옮기고 계셨다.
별빛을 살라먹고
별빛을 살라먹고
그 향기 그 힘으로
밤에 피는 너는 야화
무량한 너의 기도
내맘을 달래주고
화사한 너의 웃음
가슴에 남았는데
난 이제 어디로 가나
난 이제 어디로 가나
바람이 부는대로
오늘도 흩날리며
끝 없이 기다리는
밤에 피는 너는 야화
무량한 너의 기도
내맘을 달래주고
화사한 너의 웃음
가슴에 남았는데
난 이제 어디로 가나
난 이제 어디로 가나
바람이 부는대로
오늘도 흩날리며
끝 없이 기다리는
밤에 피는 너는 야화
대한민국 가수 사랑의 하모니가 부른 야화다.
오래전, 현직에 있었을 때 한 파트에 함께 근무했던 꽤나 친했던 동생 같았던 후배, 강 주사가 잘 부르던 노래였다.
내가 일흔이 넘었으니 강 주사도 이젠, 예순 다섯은 되었을 터.
누가 뒤쫓아 오는 것도 아닌데 세월은 "휙휙!" 바람소리내며 왜 그리 도망만 가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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