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는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산도, 골짜기도, 언덕도 만들고 논과 밭, 강도 만든다.
소설가가 만든 길엔 사람도, 소도, 강아지도 지나간다. 누르스럼한 길냥이가 지나갈 때도 있고 사람가죽을 덮어쓴 사람시늉을 한 사람이 걸어갈 때도 있다.
소설가가 만든 강에는 오늘도 배가 떠 다닌다.
나도 소설을 쓴다.
쓴다고는 하지만 정확히 말해, 그저 흉내를 낼뿐이다.
그래도 꿈은 있다. 알퐁스 도데의 '별' 이나 가산 이효석의 '메밀꽃 필무렵' 같은 허공에 던져 올리면 "퐁당 포옹당" 하고 고운 소리가 들리는 그런 소설 한 번쯤 써보았으면 하는 꿈은 있다.
그러나 그러기엔 일흔둘, 나이가 너무 많다. 허약한 몸이 감당해 낼지도 모르는 일이다.
몸이라도 건겅하다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라고 할수도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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