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에 접어들자 그렇게도 울어대던 뀌뚜라미울음소리가 뚝 그쳤다.
노랗게 물들은 고운 은행잎들도 한잎 두잎 떨어져내렸다. 포도엔 떨어져내린 은행잎들로 가득하다.
올가을에도 틀려버렸나보다.
집사람과 나란히, 환상의 길이라는 부석사 진입로 은행나무터널밑을 걸어보아야겠다라는 작은 소망이 틀려보렸나보다.
훌훌 털어버리고 길 나서면 그만인 것을, 사는 게 무엇인지 왜 그리 힘이 드는지 모르겠다.
그래, 그것이 인생살이이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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