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물따라

사랑은 계절따라/박건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7. 11. 5. 11:59

 

 

여름에 만난 사람 가을이면 떠나가고

가을에 만난 사람 겨울이면 떠나가네

어디서 왔다가 어느 곳으로 가는지

계절이 다시 오면 돌아오려나

돌아오려나

그대는 떠나가도

계절만은 다시오고

사랑은 떠나가도

그대만은 못잊겠어요

 

박건의 노래, '사랑은 계절따라' 이다. 차중락의 '낙엽따라 가버린 사랑' 과 함께 가을이면 많이 불리워지는 노래이다.

1968년 울산경비사령부 전투지원중에 근무할 때였다. 그때 나는 중대내에서 제일 신참인 새내기 일등병이었다. 중대내에 양병장이라고 있었다. 병장 중 최고참은 아니었고 중고참쯤 되었다. 차트 글씨를 잘 쓰는 양 병장은 노래도 잘 불렀다. 특히 박건의 사랑은 계절따라는 박건 못지않게 잘 불렀다.

그해 가을이었다.

모 방송국에서 개최한 시민노래자랑에 양병장이 출전했다. 양병장은 사랑은 계절따라를 멋들어지게 불러댔다. 양병장은 최우수상을 받고 귀대했다.

며칠 뒤부터 팬레터가 쏟아지다시피 날아오기 사작했다.대부분의 팬레터는 아가씨들이 보내온 것이었다. 양병장은 즐거운 비명을 질러댔다.

 

50여 년전의 까마득한 옛이야기다. 내 나이 일흔하나이니 양병장은 일흔셋쯤 되었으리라.

폰에서 흘러나오는 노래, '사랑은 계절따라'를 듣고 있자니 그옛날의 전우 양병장이 생각난다. 스물 넷, 잘 생긴 총각 하나가 눈앞에 어른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