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주차장 내려가는 계단에 여치 한 마리가 쪼그리고 앉아있습니다. 우연히 날아들었겠지요.사람들이 많이 들락거리는 이 곳은 여치같은 조그만 풀벌레가 안식할 곳은 못됩니다.
다치지 않게 조심해서 집게로 집어 쓰레기통에 담았습니다. 밖으로 나와 잡아온 여치를 풀섶에 놓아줍니다. "푸릉!"하고 어딘가로 날아갑니다.
귀뚜라미가, "또르르" 하고 노래 잘 부르는 똑똑한 가수라면 여치는 하프 잘 켜는 늘씬한 아가씨입니다. 고운 풀빛 드레스 입고 하프연주하는 여치 아가씨를 그대는 보셨나요?
어린 시절을 시골에서 보낸 나는 여치 아가씨의 하프연주회에 참 많이도 참석했답니다.
가을이 다가서니 세월 저편으로 사라져버린 그 시절이 애타게도 그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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