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곡/문경아제 김동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7. 8. 9. 07:05

요즘처럼 무덥던 날

중날산 아래 바위틈에서 퐁퐁 솟아오르는

시원한 굴물 주전자에 담아 조작조작 걸어오던 이 아들을 어머니, 당신은 기억하십니까?

 

차디찬 물

양푼에 담아 사카린 몇 알 넣어 휘휘 젓은 뒤

한 모금씩 마시며 환하게 웃어대던 우리들 얼굴에 피어났던 그 웃음꽃을

당신께서는

기억하십니까?

 

비오던 날

울섶에 피어난 노란 호박꽃의 가슴보다

더 넓은

당신의 아늑한 품을 이 아들은 기억하고 있습니다

 

어머니!

당신은 지금,

고향땅

언고개 밭 머리에

말없이 누워 계십니다.

곁에 계신 아버지랑 토닥토닥 쌈하지 마세요

네, 어머니!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부.2/문경아제  (0) 2017.08.10
손녀딸.6/문경아제  (0) 2017.08.10
홀아비의 통곡/문경아제 김동한  (0) 2017.08.08
질식/김혜순  (0) 2017.08.02
접시꽃 사랑.1  (0) 2017.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