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 소리/김순남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6. 12. 9. 21:54

어머님

지금 집으로 돌아가는

발자국 소리 듣습니다.

 

바람이 불면 태어나서

다시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골목길까지 바스락거리는 소리

돌아가는 발자국을 헤아리며

이제 떠나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의 투덜대는 아픔과

떨리는 목소리처럼 불어오는

바람 소리에 이기지 못하고

이제는 왔던데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머님

돌아가다가 다시 뒤돌아보고

또 발자국 소리를 내며

울음소리를 지나 더 쓸쓸한

바람 소리로 떠나렵니다

이 가을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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