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이야기

가을비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6. 11. 18. 19:18

오후에 비가 내린다고 하더니만 5시가 조금 넘어서자 하늘에서는 비를 내려주기 시작했다.

가을비는 을씨년스럽고 서글프다. 추절추절 노래하며 내리는 갈비는 거의가 쓸데없는 비다. 장단 맞춰 노래라도 부르지 않고 내린다면 미움이라도 받을까봐 그렇게 노래하며 내리나보다.

비는 내일도 내린다고 했다. 내일 아침 출근길은 참 힘들 것 같다. 비오는 날 우산 받고 자전거 타는 일은 참으로 고역이기 때문이다.

비가 그치고 나면 추위가 찾아올 것이다. 이제 곧 김장도 해야 하고 담장 아래 서있는 매실나무 가지도 정리를 해주어야 한다. 아무래도 가지치기는 집사람 없을 때 해야될 것 같다. 집사람 있을 때 하면 온갖 잔소리를 다 늘어눟기 때문이다.

잘 짤랐느니 못 짤랐느니 그건 그렇게 짜르면 안 된다는니.

주방에서 들거덕 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집사람이 저녁밥을 짓고 있는 모양이다. 그래, 저녁 한 술 때우고 자고 나면 또 하루가 지나갈 것이다. 속절없이 그렇게 노년의 세월은 하루하루 지나간다.

'이런 저런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푸른제복 시절의 추억1/문경아제  (0) 2016.11.21
촛불은 바람불면 꺼진다  (0) 2016.11.19
  (0) 2016.11.16
국향.2  (0) 2016.11.14
민중의 함성  (0) 2016.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