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시위/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6. 8. 24. 14:42

눈에 띄는 대로

아무 양말이나 신고 출근을 했더니

점심때,

오른 쪽 엄지발가락이

쏘옥, 양말을 뚫고 나왔다

 

한나절 내내 

양말 속에서 웅커려 있자니

영 답답했던 모양이다

아니,

'나도 시원한 바람 좀 쐐봐야겠다!' 고

시위를 하는 지도 모른다

 

발가락을 움추려

양말 안으로 집어넣어보았지만

꼼작거리면 또다시 불거져 나온다

 

서랍 안에 갈무리한

새 양말로 갈아 신는데

엄지발가락 볼멘 소리 귓전에 들린다

 

"여보쇼, 바깥세상 구경 나온 지 채 일분도 안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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