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띄는 대로
아무 양말이나 신고 출근을 했더니
점심때,
오른 쪽 엄지발가락이
쏘옥, 양말을 뚫고 나왔다
한나절 내내
양말 속에서 웅커려 있자니
영 답답했던 모양이다
아니,
'나도 시원한 바람 좀 쐐봐야겠다!' 고
시위를 하는 지도 모른다
발가락을 움추려
양말 안으로 집어넣어보았지만
꼼작거리면 또다시 불거져 나온다
서랍 안에 갈무리한
새 양말로 갈아 신는데
엄지발가락 볼멘 소리 귓전에 들린다
"여보쇼, 바깥세상 구경 나온 지 채 일분도 안됐소!"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냄새/문경아제 (0) | 2016.08.24 |
---|---|
에덴의 시절/문경아제 (0) | 2016.08.24 |
아침/정헌종 (0) | 2016.08.24 |
감동/하민복 (0) | 2016.08.23 |
二十樹下/金炳淵(김삿갓) (0) | 2016.08.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