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픽션

암행어사/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9. 12. 24. 13:06

어사 박문수는 조선 영조 때 사람이다.

영남지방 어사로 파견된 박문수는 영남지방 관아를 돌아다니며 탐관오리를 봉고파직했다.

박문수 그는 전설적 어사였다.

 

걸핏하면 목에 푸르스럼한 심줄 세우고 "깩깩!" 고함 질러대며 날 몰아세우는 집사람에게도 천적은 있다.

딸아이다.

엊그제 집사람이 시집간 딸아이 전화를 받는 것 같았다.

"지금 온다고?"

부영아파트에 살고있는 딸아이가 홈플러스에 들렸다가 집에 다녀간다고 한 것 같았다.

"클났다. 클났어!"

집사람은 이방 저방으로 왔다갔다하며 너저분하게 흩어져있는 잡동사니를 치우느라 혼이 빠진 듯 보였다.

딸아이가 들이닥치면 집안이 쓰레기장 같다고 온갖 잔소릴 퍼부어대기 때문이었다.

"딩동!"

딸아이가 대문 앞에 도착했나 보다.

"에그 난리났네. 그새 오네."

집사람에겐 딸아이가 세상 그 누구보다도 무서운 암행어사였다. 억지가 통하지 않는 무서운 어사였다.

집사람이 중얼거렸다.

'딸내미가 이러케 무서버 우째 사노!'

'그래, 마눌님 어디 한 번 당해봐라 쌤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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