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물따라

하루가 열린다/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9. 8. 20. 10:06

 

 

 

 

 

한집 건너에 사는 애노가 짖는다.

컹컹컹!짖는다.

애노는 밤엔 달보고 짖어댈 때도 있다.

감성이 뛰어난 녀석이다.

 

귀또리가 운다.

귀또르르르 귀또르르르!

애달피 울어댄다.

소리는 들리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어디서 우는지를 모르겠다.

 

하늘엔

제비도, 메밀잠자리도 보이지 않는다.

어제낮에 힘들게 일해서, 아직도 잠에서 깨어나지 않았나보다.

 

주방에서 들려온다.

아내의 볼멘소리가.

사연인즉 이러했다.

어제,

재래시장에서 커다란 애호박 한개를 사왔는데,

볶아먹고 지져먹고

국끓여 먹으려고 사왔는데,

근데, 막상 쪼게보았더니 속이 썩었단다.

겉은 멀쩡한데 속이 썩었단다.

 

오늘하루가 열린다.

애노짖는 소리,

귀또리 울음소리,

아내의 볼멘소리 앞세워

2019년 8월20일,

오늘하루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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