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이야기

강태공/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9. 6. 20. 12:35

 

 

어젯밤, 아홉시 반이 넘어서였다.

시한줄 엮어보려고 자전거를 끌고 집을 나섰다. 영주역대합실을 찾아가려고 집을 나섰다.

"늦은 밤에 어딜 가요?"

집사람 목소리가 등뒤에서 들려왔다.

"그저, 동네 한바퀴 빙 돌고 올게."

 

'A Newton can not became, A Shakspeare!'

 

'뉴턴 같은 과학자는 세익스피어 같은 극작자가 될 수 없다.'라고 했다.

그렇다.

과학자는 냉철한 이성과 합리적인 사고와 번쩍이는 두뇌를 가져야한다.

그것이 과학자의 조건이기 때문이다.

해서, 과학자의 가슴엔 햇살 반짝이고, 맑은 바람소리와 새소리 들리는 여유로움이 없다.

과학자가 갖춰야할 틀로만 짜여져 있기 때문이다.

 

역대합실엔

오가는 사람들이 있고,

사람들이 들고날고 하기에

기다리는 설레임이 있고,

이별의 아쉬움이 있다.

그런 곳이기에 시가 숨어있다.

강태공은 세월을 낚는 사람이고 또, 시를 낚는 사람이다.

 

밤열시,

십여 평쯤 됨직한 대합실은 썰렁했다.

대합실에 죽치고 있던 여행객들이 동서남북 사방팔방으로 흩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시심(詩心)의 포커스를 안동행열차를 기다리고 있는 듯한, 오십대초입의 남정네에게 맞춰보았다.

문경아제의 시, '대합실'은 그렇게 태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