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야기

울고 싶어라/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9. 5. 23. 11:18

 

 

 

 

 

 

 

 

 

 

 

 

 

한 세상 살다보면 가끔은 울고싶을 때가 있다.

민족의 노래 아리랑을 불러보고 싶을 때가 있다.

어머니와 고향은 동일선상(同一線上)에 존재한다.

고향이 어머니이고 어머니가 고향이다. 고향과 어머니는 불가분(不可分)의 관계다.

어머니 앞에 서면 난 언제나 죄인이다. 입에 발린 소리가 아니라 사실이 그렇다는 얘기다.

어머니와 고향을 생각하면 늘 울고싶다.


사람이 나이들면 순발력도 판단력도 흐려진다고한다.

나도 그렇다. 젋은 시절부터 달고 다니는 그 몹쓸 건망증이 나이들고부터 더해갔다.

사람들은 말한다.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라고.

그렇다. 맞는 말이다. 맞는 말이긴 한데, 당사자는 곤혹스럽다는 얘기다. 


어제만해도 그랬다.

집사람이 치과를 가야한다고 했다.

정월달에 가야할 치과를 미루다 미루다 여태껏 미룬 집사람이었다.

발등에 불이 떨어졌는지,

더 미룰 수가 없었는지, 

어제는 치과에 가야한다고 했다.

택시타고 가랬더니 한사코 자전거 뒤에 실려가겠다고 했다.

어쩔 수 없이 집사람을 자전거 뒤에 태우고 길을 나섰다.

꽃동산을 지나고, 세무서 앞을 지나고, 또 성누가병원 앞 오거리를 돌아서

앞만보고 달려가는데, 어느 가게 앞에 서있는  눈에 아주 익은 50 대 초입의 여자분을 만났다.

자전거 뒤에 집사람을 태웠는지라 내리지는 못하고 자전거를 타고 가면서 그녀와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엄청 많이, 가까이에서, 친하게 지난 여자분이었다.

일하는 아파트에서 만난는지, 아님 문예대에서 만난는지 통 기억이 없다.

이럴 땐 편리한 방법이 있다. 세월탓으로 치부(恥部)하는 그 방법이다.

아무리 그래도 요럴 땐 울고만 싶다.

이남이가 부른다. '울고 싶어라'를.



울고 싶어라


울고 싶어라 이 마음


사랑은 가고


친구도 가고 모두다


왜 가야만 하니

왜 가야만 하니 왜 가니


수많은 시절

아름다운 시절 잊었니


떠나보면 알거야 아마 알거야

떠나보면 알거야 아마 알거야

떠나보면 알거야 아마 알거야

떠나보면 알거야 아마 알거야

떠나보면 알거야

아마 알거야

떠나보면 알거야 아마 알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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