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만에 안동에 내려왔다.
안동병원에 진료 받으러 가는 집사람과 동행해서 안동병원에 내려왔다.
잡사람은 심장내과에서 이런저런 검사를 받았다. 결과는 오후 늦게나 알 수 있다고 했다. 집사람은 점십부터 먹자고했다. 해서 우린 111시 조금 넘어서 때이른 점심을 먹기로 했다. 먹는 김에 잘먹어보자면서 쇠고기 전골을 시켰다. 그런데 음식창구에서 나온 식판엔 전골이지 국인지 구별이 안돼는 이상야릇한 국이 나왔다.
병원음식 다 그려러니 하고 아무 말없이 수걱수걱 먹었다. 그런대로 먹을만 했다. 나는 깨끗이 다먹어치웠지만 집사람은 절반도 채 먹지 못하고 수저를 놓았다. 입이 짧으면 자신만 손해려니.
먼저 올라가라는 집사람 말을 듣고 집사람은 병원에 떨궈두고 병원셔틀버스를 타고 기차역으로 향했다. 막상 도착해보니 시간이 한시간여 남아있었다.
해서, 젊은 시절을 회상하며 역앞 가까이를 할일없이 거닐었다.
스물아홉 겨울부터 마흔여섯 여름까지 16년8개월동안을 영주에서 안동까지 통근열차를 타고 오르내렸다.
저 안동역도 젊은 시절의 흔적이 베어있는 곳이다.
그때의 동료들 중 병하형님은 여든이 넘어섰다. 충진이와 나는 일흔에 귀 몇개가 붙었다. 동석이와 상희도 낼모레면 일흔에 접어든다.
사람은 늙어버렸고 아스라이 추억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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