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同行).1/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8. 1. 16. 11:17

하루 일을 끝낸

노부부가

서산마루 걸린

해님 배웅하고

손수레 끌고 집으로 간다

 

영감님은 앞에서 끌고

할머닌 뒤에서 밀고

들판 가 밭둑아래

좁다란 길을

타달타달 거리며 손수레가 간다

 

빙그레 웃으며

쫒아오는 세월,

아무리 보아도

아름다운지

은근 슬쩍 다가와

할머니 등 밀며 따라가는데

 

해님이 넘어가신

서쪽 하늘엔

갓 피어난

진자줏빛 백일홍이 

눈물겹게 곱다.

    201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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