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물따라

들국화2/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5. 10. 9. 13:10

 

 

 

 

 

수년 전, 산국(山菊)을 찾아 가을 벌판을 헤매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찾아 헤매며 찾던 산국은 멀지 않은 곳, 한절마 뒤산 기슭에서 발견했습니다.

고향산천 밭언덕배기에 피어나던 그 산국이었습니다.

해마다 가을이 찾아오고 산국이 피어날 때면 한절마 뒷산 기슭을 돌아오곤 했습니다.

건달은 집에 죽치고 있으면 먹을 게 안 생기지요. 운동화끈 졸라매고 집을 나섭니다.

산국향으로 새참 때우고 그래도 배고프면 파란 가늘하늘 한 사발 들이켜면 되겠다고 생각하면서 걸음을 옮깁니다.

공(空)으로 그만큼 꽃향을 맡았으면 이제 그만 집으로 돌아가라고 산할아버지가 채근(採根)을 하시네요.

금방 온 것 같은데 꽤 시간이 지났나 봅니다. 집으로 발걸음을 돌립니다. 그래도 조금은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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