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연평해전 15주기 맞아
이희완 중령, 잠실구장서 시구
2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 프로야구 lg트윈스와 삼성라이온스의 경기를 보러 온 야구 팬들의 시선이 전광판으로 쏠렸다.장엄한 배경음악과 함께 영화 '연평해전' 의 하이라이트인 남북 경비정 간의 치열한 교전 장면이 펼쳐졌다. '그들이 지켜낸 바다, 그들이 지켜낸 대한민국, 6인의 연평해전 용사들, 그들을 기억합니다' 란 자막과 함께 2분짜리 영상이 끝나자 장내는 아나운서의 멘트가 이어졌다.
"조국의 바다를 지키며 불꽃처럼 사라져간 연평해전 용사들, 잊고 있던 그들의 이름을 불러봅니다.죽음 앞에서 전투를 이끌었던 고 윤영하 소령, 숨이 다할 때까지 발칸포 방아쇠를 당긴 고 황도현 중사, 부상 속에서도 키를 놓지 않은 고 한상국 중사, 취약한 갑판 위에서 자신을 불태운 고 서후원 중사, 불타는 함정에서 함포로 끝까지 맞선 고 조천형 중사, 포화 속에서 전우를 지키던 고 박동혁 병장..."
해군 군악대의 애국가 연주가 끝나자 건장한 사내가 1루측 관중석을 향해 거수경례를 한 뒤 오른 쪽 다리를 살짝 절며 마운드로 올라갔다. 2002년 6월29일 제2연평해전 당시 전사한 윤영하 소령(당시 대위) 을 대신해 고속정 참수리 357호를 지휘한 이희완(41.해사54기.사진) 중령(진급 예정. 당시 중위)이었다. 당시 전투로 그는 오른쪽 다리를 잃었다.
능숙한 투구 폼으로 시구를 마친 이 중령은 "제가 비록 절뚝거리며 던졌지만 야구 팬과 시민들이 잠시나마 국가. 군인. 호국을 생각하고 연평해전에 관심을 갖는 데 일조했길 바란다" 며 "전사 장병들의 유족들도 오신 자리라 사명감을 갖고 시구에 임했다" 고 했다.
이 중령은 현재 합동군사대학교에서 교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제2연평해전 참전자 중엔 유일한 현역이다. 그는 "해사 동기생이 중학교 야구선수 출신이라 어제 특별 레슨을 받았다" 고 했다. 이날 행사는 lg트윈스 야구단과 국방부가 제2연평해전 15주기를 앞두고 마련했다.
★위 글은 2017년6월23일자 조선일보에서 모셔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