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이야기

우리 집 막내 손녀딸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7. 6. 4. 14:38

 

 

 

우리 집 막내 손녀딸이 물씬 컸습니다. 그리고 출세를 했습니다.

그도그럴것이 어릴 적 모습과는 딴판이기 때문입니다.

갓난아기는 왠만하면 예쁘게 보이지요. 귀엽지요. 그런데 갓낳은 우리 집 막내 손녀딸은 그게 아니었습니다. 머리카락은 몇 올 밖에 없는 민머리인데다가 귀는 먼 별나라에서 온 꼬마 외계인 같았고 코는 주먹코였답니다.

"에그 저걸 우째."

막내 손녀딸을 바라보며 집사람은 그렇게 푸념을 했습니다.

"두고 봐, 젖잘먹고 똥잘누면 곧 예쁘질 걸."

나는 그렇게 말을 하며 집사람을 위로했습니다.

돌이 지나고 세 살에 접어들면서부터 막둥이는 조금씩 예쁘지기 시작했습니다. 민둥산 같은 머리에 머리카락이 돋아나고, 말귀 같던 두 귀가 앙증맞아졌고 두 눈도 초롱초롱하게 변해갔습니다.

네 살이 되더니 애교도 부렸습니다. 어쩌다 어깨가 결리면 나도 모르게, "아야!"하며 비명을 지를 때가 있습니다.

그럴때면 막둥이 손녀딸이 쪼르르 달려와 "할어버지, 어디가 아파요?"하고 묻습니다.

"어깨!"

조그만 두 손이 어깨에서 춤을 춥니다. 조물락, 조물락 춤을 춥니다.

막둥이 손녀딸이 어느새 일곱 살이 되었습니다. 내년이면 초등학교1학년이 되지요. 가만히 눈여겨보면 막둥이가 지 언니만큼 예쁘지려고 무던히 노력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만하면 예쁜데 말입니다.

'그래, 막둥아. 더 예쁘지거라. 언니만큼 백설공주만큼 예쁘지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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