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이야기

결혼기념일.1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7. 2. 17. 18:37

 

정월스무하루, 오늘은 나와 집사람이 내외가 된 날이다. 1972년 3월6일, 임자년 정월스무하룻날 집사람과 나는 결혼식을 올렸고 부부가 되었다.

사는게 무었인지, 왜 그리 팍팍한지 지난 세월, 옆돌아볼 새도 없이 살아왔다. 그렇게 살아오는 동안 아이들은 모두 마흔을 넘어섰다. 다들 짝찾아 갔지만 막내가 아직 남았다. 막내 짝을 지어주어야 부모의 도리를 다하는 것이다.

오늘은 근무날이다. 멀리 갈수는 없는지라 집사람을 아파트 가까이로 불러냈다. 그리곤 한식집에 들어가서 청국장정식을 주문했다.

집사람이 달력에 동그랗게 동그라미를 그려놓고 '결혼기념일'이라고 써놓아서 나를 일깨워졌다. 집사람은 이따금 정월스무하룻날은 결혼기념일이라고 되내이곤 했다.

결혼한지 만45년이 되도록 결혼기념일날 우리 내외는 밖으로 나가 밥 한끼 함께 하지 못했다. 집사람은 알고도 가슴 속에 담아둔 날, 어눌한 나는 기억조차 못했던 날, 결혼기념일!

그래, 사는 게 다 그런것이다. 그것이 삶이란 것이다.

'이런 저런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객 김광석/문경아제  (0) 2017.02.22
출근길.3  (0) 2017.02.19
벌지 전투  (0) 2017.02.16
낮달.1  (0) 2017.02.13
정월대보름달  (0) 2017.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