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 촌 노인네가 한양길에 나섰다.
풍류를 즐기려고 길을 나선 팔자 좋은 여행이 아닌 술병을 고치려고 병원을 찾아가는 그런 씁쓸한 나들이다.
젊은 시절 부어라 마셔라 하며 참 많이도 마셔되었다. 도깨비 국물이라는 그 술을. 마실 때는 좋았는데 후유증이 컸다. 간장병을 얻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해마다 두 세번씩 아산병원에 들려 정기검진을 받는다.
언제나 공해로 하늘은 희뿌였고 늘 교통지옥인 서울이란 곳이 나는 싫지만 한강변에 휘이 늘어진 버드나무는 참 좋다.
'한 많은 강가에 늘어진 버들가지는' 그 옛날 거수 심연옥이 불렀던 '헌강' 을 흥얼거리며 옛생각에 젖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