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물따라

늦가을/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9. 10. 16. 20:35

 

 

 

 

 

 

버려진 텃밭에 피어난노란 돼지감자꽃이 곱다.

돼지감자꽃이 저렇게 고운줄은 예전엔 미처 몰랐다.

뉘집 담장아래, 길가 조그만 화단에 피어난 노란 국화가 참 곱다.

그에 뒤질세라 연자줏빛 소국(小菊)이 곱디고운 자태를 자랑한다.

국화와 코스모스는 대표적인 가을꽃이다.

요즘은 국화가 일찍 핀다.

지구온난화로 계절이 감각을 잃었기 때문이다.

코스모스는 예전과는 달리 시내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없다.

파란하늘에도, 곱게 피어난 앙증스런 소국에서도 늦가을 빛이 보인다.

가을빛은 보이는데 가을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엊그제까지 울어대던 귀뚜라미와 여치울음소리가 뚝 그쳤다.

후손 번식시키고 생을 마감했나보다. 제할일 다했으니 생의 미련을 없었을 것이다.

'死也一片 浮雲滅!'이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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