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의 일이라 기억이 아삼아삼하지만 2011년 가을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대구에 있는 경북대학교 의과대학부속병원에서 목디스크 수술을 받은 집사람이 재활치료를 받으려고 병원을 재방했을 때 일이었다.
그당시 나는 영주 무지개아파트3초소경비원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이른 새벽녘에 집을 떠난 집사람이 오후 7시가 넘도록 돌아오질 않았다. 그렇게 시간을 넘겨버린 집사람은 밤아홉시가 지나도록 감감무소식이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집사람은 차멀미를 심하게 해서 조금 먼 곳에 여행이라도 할라치면 반드시 열차를 이용하곤 했다.
나도 집사람도 그무렵부터 고혈압약을 복용하고 있었다.
아니되겠다싶어 인상착의를 설명하며 대구역으로, 동대구역으로 전화를 해서 알아보았으나 헛수고였다. 제증명서를 휴대하고 집을 나섰으니 행려환자 취급은 받지 않겠지만 고혈압환자라 길에서 쓰러지면 큰일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이 그기까지 미치자 급기야 대구와 영주경찰서에 전화를 넣었다.
딸아이에게 전화를 했더니 엄마바래러 역에 나와있다고했다. 그랬던 딸아이가 "아빠, 엄마 저기 나와요." 하더니 이내, "엄마아! 손가락 얼어붙었나?"라며 지 엄마를 다그치는 소리가 폰에서 새어나왔다. 밤10시 30분이 넘어서였다.
전화라도 한 통화해주었더라면 이런 사단(事端)은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집사람이 야속했다.
그래서 호사가들은 여자는 단세포동물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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