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아침이었다.
할일없이 누워서 멀뚱멀뚱 천장(天障)을 올려다보다 눈길을 창밖으로 돌렸다.
그때였다. 열마리쯤 될성싶은 비둘기만한 새들이 무리지어 건너편 이층집 창공(蒼空)에서 우리 집 하늘쪽으로 날아오고 있는게 눈에 띄었다.
나라엔 영공(領空)이 있다. 영공은 타국의 비행기가 함부로 진입, 비행할수 없다. 이는 영해(領海)에 외국의 배가 맘대로 항해하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똥개도 집앞서는 50점, 따고던다고했다.
그렇다면 우리 집과 우리 집대문 위, 30여 미터 창공은 우리 집 하늘이다. 속공주의(屬空主義)상 건물과 대문 앞 30여 미터 창공은 소유권이 건물주에게 귀속되기 때문이다.
혹여, 오해가 있어실까봐 밝혀둔다. '속공주의'는 내가 창조한 낱말이다.
그날 아침, 우리 집 하늘위를 무단비행한 그 버르장머리 없는 새떼는 분명 속공주의를 위반했다.
그날아침 날아가면서,
"문경아제요. 우린 아직, 아침밥도 못먹었거던요. 서천에 아침꺼리 있나싶어 문경아제네 창공을 지나가니 그리 알구려. 점심 반찬거리좀 물어다드릴게요."
그렇게 헛말이라도 했더라도 내가이렇게 분기탱천하진 않았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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