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아, 이자식아!"
고함을 질렀다. 쓰레기봉지를 뜯어려고 주둥이를 들이밀던 누르스름한 알록고양이가 찔끔하고 뒤로 물러선다. 한 발 자국 후퇴한 고양이는 피하고 볼양인지 차밑으로 살살 기어들어간다.
내가 가고나면 저 말썽꾸러기 알록고양이는 차밑에서 기어나와서 쓰레기봉지를 뜯어댈 것이다.
새내기경비원일 때는 그랬다. 쓰레기장에서 고양이를 만나기라도 하면 빗자루를 꼬나잡고, "요노무 자식 고 섯거라!" 고함을 질러가면 고양이를 쫓아갔었다. 차밑으로 기어들어가면 빈 맥주켄을 차밑으로 던지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이 소용 없는 일이란 걸 경비의 이력이 싸이면서 터득했다.
먹고 살려고 쓰레기봉지를 뜯어야만 하는 고양이는 죽기살기였다. 쫓아도 그때뿐이었다. 돌아서면 쓰레기봉지를 뜯어대었다.
'저 녀석들도 먹고 살려고 저러지!'
그렇게 생각하며 내가 한 발 뒤로 물러서기로 했다.
세상만사가 상생(相生)의 원리대로 돌아가나니. 그리 생각하니 맘이 홀가분 했다.
오늘도 쫒는 척만 했다. 악착같이 쫒아낸다고 오지 않을 것이 아닌바에야 차라리 인심이나 쓰는 게 낫다는 생각에서였다.
'어이, 고군! 한마당에서 함께 살아가려면 적당히 알아서 하거래이 내 맘 변하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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