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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고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6. 1. 6. 11:10

 

목고개는 문경시 가은읍 성유리와 전곡리 사이에 있는 고개다. 목고개를 넘어 서쪽으로 곧장 가면 너불연, 소양, 물미가나오고 물미에서 가실목고개를 넘어서면 농암면이다. 농암장터를 지나 서쪽으로 3km쯤 가면 쌍룡계곡이 나온다.

목고개를 넘어 동쪽으로 내려가면 고개 아랫 동네가 성너머이고 썽소 굽이길을 돌아가면 성밑마을이다. 성밑동네에서 오리쯤 내려가면 좌측에 우뚝 솟은 봉우리가 옥녀봉이다. 한국전쟁 때, 옥녀봉에 진을 치고 있었던 인민군과 옥녀봉 맞은 편 대방산을 끼고 주둔하고 있었던 아군사이에 교전이 붙어 수많은 인민군이 죽었다고 한다. 옥녀봉 아래에 있는 마을이 작천이다.

작천은 큰 동네였다. 6,70년대에는 150여 호나 되는 크나큰 마을이었다. 작천에서 마주 보이는 영강 건너에 있는 마을이 아차이다. 후백제 시조 견훤이 태어난 마을이다. 마을 아랫 쪽에 견훤의 생가를 복원해 놓았다.

목고개는 그리움과 기다림이 교차하는 고개였다. 동네 꼬맹이들은 점심나절이 지나면 목고개에 나가서 엄마를 기다리고 있었다. 엄마가 이고 오는 장보따리 속에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눈깔사탕을 그리며 그렇게 엄마를 기다리고 있었다. 서산에 해가 뉘웃뉘웃 하려면 한참 멀었는데 아이들은 무작정 엄마를 기다리고 있었다.

    -문경아제의 수필 '목고개' 중에서"

목고개는 내가 세상에서 가장 그리워 하는 곳이고 내 문학의 산실이다.

오늘 밤 꿈에 목고개 한 번 다녀와야겠다. 고갯마루 산 위에 하얀 낮달이 떠있는지 한 번 보고 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