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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쟁이/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5. 12. 10. 14:19

 

늘 술에 젖어사는 사람을 술꾼이라 부른다. 옳은 술꾼은 청탁 불문이다. 청주고 탁주고 소주고 뭣이건 술이라면 가리지 않아야 술꾼이다.

젊은 시절 그런 술꾼이 되려다가 도중하차를 해버렸다. 가뜩이나 약한 몸에 청탁 불문하고 퍼마셨더니 몸이 따라주지 안아서였다. 술병만 잔뜩 얻고 나서 엉덩이 뒤로 빼고 물러나 앉아버렸다.

꿈만 같았던 젊은 시절을 그렇게 날려버렸다.

정년퇴직을 하고 난 뒤 인생의 뒤안길을 걸어가고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다. 먹고 살아가느라 허덕였고 술에 절여 사느라고 젊은 시절에 내팽게친 글을 다시 쓰려고 펜을 잡기 시작했다.

멋스러운 글을 써보려고 노트북 앞에 앉아서 타닥타닥 좌판을 두드려댄다. 청탁 불문 술꾼이 되려는 것이 아닌 쌍무지개 잡는 글쟁이가 되려고 하염없이 노트북좌판을 두드려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