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물따라

저녁때1/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9. 1. 9. 19:54

 

 

 

집사람에게 물었다.

"홈마트 앞에가서 붕어빵 사가지고 올까?"

집사람이 대답했다.

"그래요. 가서 오뎅도 먹고, 붕어빵도 몇개 사가지고 오구려!"

장갑과 마스크를 끼고 털모자를 쓰고 대문을 나섰다.


날씨가 추워서일까 포차안에는 손님이라곤 없었다. 내가 좁다란 가게를 독차지한 유일한 손님이었다.

어묵 두개를 먹었다. 국물이 우려나오지 않아서 그런지 맛이 별로였다. 붕어빵 2천원어치를 사가지고 나오며, "많이 파세요!" 라고 인사를 건넸더니 "예, 고맙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라고 주인 아줌마가 인사를 받는다.


이따금 저녁때 어둑어둑해지면 우리내외는 마트에 다녀올 때 저, 포차에 들려 붕어빵을 사오곤 했다.

우리 내외는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며 저어기 저 골목길을 돌아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우리 부부는 서로가 다혈질이라 눈만 마주치면 쌈을 하지만 정겨울 때는 완전 잉꼬부부다.

저 골목길은 우리내외에겐 환상의 데이트 길이었다.

저 골목길의 가로등불빛은 늘 포근했고 다정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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