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만지락거리며 누워있는데 강현숙 시인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오랜만에 한데 얼려 칼국수 한 그릇 하자고.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가 수화기를 타고 들려왔다.
'얼씨구, 좋구나!' 하고 국시명가로 달려갔다. 김정애 시인과 조경자 시인이 미리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후루룩 후룩 해물칼국수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우고 다방에 들려 커피 한 잔을 마셨다. 누군가 말했다. 집 나온 김에 한 번 철저히 망가져보자고! 그렇게 의기투합한 우리 넷이는 부석으로 줄행랑을 쳤다.
조금은 이른 듯 했지만 그래도 단풍은 고왔다.가로수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들어가고 단풍나무들이 빨갛게 노랗게 빛깔을 변모시키고 있었다.
세 여인을 앞에 세우고 사진 한 판을 밖았다. 사진은 꽤 곱게 나왔다. 하긴 누구의 실력인데...
활짝 웃으며 폰 앞에 선 그녀들의 모습엔, 그 옛날 그녀들 가슴속에 도사리고 있었던 곱디고운 가시내의 꿈이 고스란히 녹아있었다. 그래. 옛날 실력 되살려 '꿈이여 다시 한 번' 노래 한곡 불러 보구려.
꿈이여 다시 한 번
백합꽃 향기처럼
그리움 여울지어
하늘에 속삭이니
일곱 빛깔 무지개가
목메어 우네
꿈이여 다시 한 번
내가슴에 피어라
꿈이여 다시 한 번
사랑의 가시밭을
봄 여름 가을 겨울
눈물로 다듬어서
다시 만날 그날까지
기도 드리네
꿈이여 다시 한 번
내가슴에 피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