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연못/두루에 권경자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6. 1. 7. 10:21
흐르고 싶었다
흐르고 흘러서
시냇물과 손잡고
흐르고 흘러서
강물과 더불어
마침내 그곳에 닿고 싶었다
산다는 게 맘대로 되진 않는다던데
그 열망 겹겹이 쌓여
썩고 썩어서 이윽고 고요해져
너
연꽃을 피어낼 수 있다면
내 썩은 내음
너의 향기로 퍼질 수 있다면
그것은 흐르지 않고 흐르는 길
내가 나에게로 흐르는 길임을 안다
사랑하는 사람아
부디 아름다움과 그리움
향그러움만 갖고 흘러라
떠날 때는 조용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