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픽션
만추(晩秋)/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9. 10. 26. 14:09
해마다 가을이 깊어가는 이맘때면 흐드러지게 피어난 산국을 만나려고 구수산기슭을 찾곤했다.
파란하늘이 더 높기만 한 오늘 아침나절에 산국이 지기전에 산국을 만나보려고 구수산기슭을 찾아갔다.
평강교회는 언제 보아도 건물이 아름답다. 누가 지었는지 설계 한 번 잘했다.
산기슭엔 올 가을에도 어김없이 산국이 흐드러지게 피어있었다.
산기슭 둘레길을 따라 둥그스럼하게 피어있었다.
동영상을 촬영하고 산국 한다발을 꺾어 자전거에 싣고왔다.
'이놈 게 섯거라!'
화가 난 산이 고함을 지르며 쫓아오는 것만 같아 자전거페달을 꽁지빠지게 밟아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