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물따라

진달래/이영도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9. 4. 6. 13:39

 

 

 

 

 

눈이 부시네 저기 난만히 멧등마다

그 날 스러져간 젊은 꽃사태가

맺혔던 한이.터지듯 여울여울 붉었네


그렇듯 너희는 지고 욕처럼 남은 목숨

지친 가슴 위엔 하늘이 무거운데

연연히 꿈도 설워라 물이 드는 이 산하




봄이 오고 이 산 저산에

빨간 진달래 피어나면 생각나는 시, 이영도의 진달래다.

1960년 4월 19일 그날,

그대들은 빨간 꽃잎되어 떨어져내리고

지친 가슴 위에 무거운 하늘 이고 욕처럼 살아남은 우리들은

이제

여든을 넘어섰다.

 

그날,

빨간 꽃잎되어 사라져간

님들에게

이 글을 바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