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푸른제복시절의 추억6/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9. 3. 25. 12:07

1968년 4월, 논산훈련소에서 신병교육 받을 때 이야기다.

51년 전의 까마득한 옛 얘기다.

내가 속한 25연대는 군기가 엄격하다고 정평이 나있었다. 군기가 세니 훈련이 강할 수 밖에 없었다.

나는 ㅇㅇ중대 1구대 소속이었다.

2개소대의 병력이 같은 내무반에서 생활할 때 구대라고 한다. 

우리 구대에 '주상용(익명)'이라는 훈병이 있었다. 나처럼 좀 얼띤 전우였다.

일조 일석점호때면 꼭 그 친구가 말썽을 일어켰다.

인원파악을 하느라 번호를 헤아릴 때엔 그 친구는 꼭 이랬다.

하나 둘 셋 넷 .....일흔 아홉, 여든번 끝번이 그 친구였다.

"여든" 하고 큰 소리로 복창해야 하는 데 그 친군, 늘 "야든!"이라고 했다.

그냥 넘어갈 리가 없었다.

내무반장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뭐야, 야든! 이 새끼들 모두 꼬라박아."

요즘은 어떤지 모르지만 그땐 모든 게 공동책임이었다. 그것이 병영문화의 정서였다.

생사고락을 함께하는 전우애는 그러한 병영문화가 산실(産室)이 되어 태동했을 것이다.


"어이, 상용이 친구! 이땅 그 어디에 살아가던 잘 살아가게나.

가끔 그 옛날 훈병시절도 떠 올리며, 이따금 멋적게 웃으가며 그렇게 말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