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물따라

경비일기2/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8. 8. 3. 10:36

 

눈을 반은 뜨고 반은 감아가며 출근길에 나섰다.

야쿠르트영주남부대리점앞을 자전거가 지나간다.

부지런한 야쿠르트외판아줌마들이 부산하게 움직인다.

저 외판아줌마들은 한국유업의 사원이 아니다. 회사와의 관계가 소사장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해서, 4대보험도 안되고 퇴직금도 물론 없다. 사원이 아니기 때문이다.

양조장과 막걸리배달원의 관계도 이와 유사하다.

이른 아침부터, "구구구구 구구구구 자식죽고 계집죽고" 산비둘기는 목놓아 울어대고 있다.

수수만년을 저리 슬프게 울었으면 그 질기디 질긴 인연의 고리, 끊을때도 되었건만 한번 엮인 인연의 고리는 쉽게 끊을 수가 없는 모양이다.

초소에 도착하니 다섯시 오십분이다. 감지기들고 순찰 한바퀴 휭하니 돌고 순찰감지기를 2초소에 인계했다.

오늘아침에는 청소차가 결행하는 날이다. 밤사이 아무렇게나 집어던진 그 많은 쓰레기와 파지 정리하고났더니 일곱시 십분이다.

식빵 몇조각으로 아침을 때우고 금방 배달한 야쿠르트 한통 마시고나니 속이 시원하다.

땀에 푹 젖어버린 옷이 선풍기바람에 좀 말랐다.

2018년 8월3일 하루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오늘도 더위와의 사투는 계속될판, 견더야한다. 버텨내어 이겨야한다.

선풍기가 "윙윙!" 돌아간다. 선풍기! 더위를 식혀주는 참으로 고마운 친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