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물따라
달님/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8. 3. 23. 11:40
달님이 떴다.
이월 초엿세 달님이 밤하늘에 떴다.
달님은 그 고운 아미蛾眉를 사르르 내려깔고 생긋 웃으며 서계셨다.
고약한 자들은 저리 고운 초승달님을 요부妖婦 같다고 한다.
눈이 삐어도 단단히 삔 자들이다.
저리 곱고 아름다운 달님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 자들! 엄연한 사실을 멋대로 왜곡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야말로 마음이 삐딱한 자들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달님을 모셔오려고 폰을 들이댔다.
"안돼요. 초상권 침해예요." 달님은 손사레를 쳤다.
오지 않으시려는 달님을 억지로 모셔온 결과는 자명自明했다. 폰에 박힌 달님은 이그러진 모습이었다. 그 고운 자태는 온데간데 없었다.
언젠가 큰아이가 말했다. "폰으로는 아무리 잘찍으려해도 초승달은 제대로 안 찍힌다." 라고. 렌즈가 작아 그렇다고 했다.
"달님, 죄송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