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물따라

아내에게/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8. 3. 22. 15:21

여보, 신우 할머니!

어젯밤 할머니 기일에 젯상 차리느라 수고하셨소.

고생많았소. 그리고 고맙소.

내가 일흔 둘, 한 살 작은 당신이 일흔 하나!

손꼽아보니 당신 만나 함께 살아온지 어언, 마흔 여섯해가 되었구려.

그간 우린 꽃길 봄길, 소나기 내리는 여름길, 가랑잎 우수수 떨어져 내리는 처연했던 가을길,

그리고 하얀 눈 밟으며 흰눈 길, 겨울길을 함께 걸어왔구려.

함께한 동행, 즐거웠다오.

남아있는 길, 그 얼만진 모르겠지만 우리 잡은 손 놓지말고 이 목숨 다할때까지 동행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