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가을/문경아제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7. 8. 12. 10:19
오늘 아침 출근길은 선선했다. 어제로서 장마가 완전 물러간 듯했다.
6일이 입추였고 어제가 말복이었다. 계절은 어느새 가을의 문턱을 넘어섰다. 대자연의 질서는 그렇게 준엄하다.
가을, 따한한 정이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멀리 떨어져 사는 옛 동무가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초등학교 때, 어딘가로 전학간 까까머리 동무의 얼굴이 희미하게 기억나는, 가을은 그런 계절이다. 전화 한 통, 몇줄의 짧은 편지로 잃어버린 우정을 되찾아 볼 수있는 계절, 가을은 그런 계절이다.
산비둘기가 왜 저리 서럽게 우는가를 한번쯤 생각하게 하는 계절, 가을은 그러한 사유(思惟)의 계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