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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그 클날뻔 했네
하늘과 바람과 별시
2016. 12. 4. 14:08
잠자리에서 일어나니 10시가 조금 넘었다.
어젯밤에 당직을 섰기에 이른 아침에 퇴근해서 빵 몇 조각으로 아침을 때우고 깊은 잠에 빠져버렸다.
자리에서 일어나 집필중인 단편, '그때'를 계속하려 했지만 따건한 이불속의 유혹을 뿌리칠 길이 없었다. 청기와집 지으며 집사람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 사이 12시가 훌쩍 넘었다. 오줌이 마려웠다.
방문을 열고 거실로 나서는데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매케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주방과 거실엔 안개가 자욱했다.
주방, 가스렌지 위에는 빨래가 새카맣게 타고 있었다.
가스렌지 벨브를 잠궈고 방으로 들어왔다.
저놈의 스마트폰이 문제였다. 요즘은 젊으나 늙으나 스마트폰만 끼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집사람은 내가 방문을 들어설 때까지 카카오스토린가 뭔가에 뻐져있었다.
"당신 뭐하노. 냄새 안 나나?"
버럭 고함을 질렀다. 그때서야 집사람은 코를 벌렁벌렁했다.
"에그, 내 정신좀 봐. 걸레 쌈는다고 올려놨는데."
"잘한다. 저노무 폰을 뺏아 치와야지."
"자기는 안 하나 뭐."
집사람은 그렇게 궁시랑대며 주방으로 갔다.
'에그, 클날뻔 했네.전 재산 다 태울뻔 했네!' 그렇게 중얼거리며 방문을 나서는 집사람 뒷꼭지를 잔뜩 노려보았다.